(사진 출처 : Gazette Tribune)

‘크리에이터’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이 단어는 온라인 비디오 산업 내에서 이미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기에 한국에서도 굳이 번역되지 않고 그대로 쓰입니다. Producer, Director, Talent, Artist 등 다양한 유사어가 있지만 Vidcon이 올해 처음으로 Creator Track을 만들면서 어찌보면 용어 굳히기에 들어갔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전통적인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 등을 찍다가 이 세계로 넘어온 분들은 아직까지 스스로를 Producer/director라 하시더군요. 하지만 이 바닥에서 시작한 분들은 (약간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말투로) ‘저는 크리에이터입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취미로 하는 사람부터 많은 돈을 버는 프로까지 말이죠.

사실 크리에이터라는 단어 외에 가장 많이 쓰였던 용어는 ‘유튜버’(YouTuber: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는 사람)였습니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온라인 비디오 = 유튜브’의 성격이 강해 ‘크리에이터 = 유튜버’로 인식되었는데, 1년 사이에 많은 동영상 플랫폼이 급부상했고 이와 더불어 각각의 플랫폼 스타가 다수 배출 되면서, 올해는 ‘유튜버’라는 용어는 사실 많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페이스북 스타’ ‘인스타그램 스타’ ‘바인 스타’ 등의 용어가 많이 언급 되었습니다. 이제 ‘크리에이터’라는 대분류 아래 각각의 플랫폼 스타들이 놓이게 된 것이죠.

참고로 한국은 아프리카 TV의 영향으로 BJ(Broadcast Jockey)라는 용어가 많이 쓰였는데, 많은 BJ 친구들이 아프리카 생방송 외에도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 위한 기획, 편집 작업을 활발하게 하면서 현재는 BJ와 크리에이터 용어가 혼용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BJ가 워낙 오랫동안 쓰인 용어여서 외국처럼 크리에이터로 천하통일 되거나 아니면 크리에이터 하위 개념으로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네요.

크리에이터의, 크리에이터에 의한, 크리에이터를 위한 비드콘

Vidcon을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요? 유튜브가 만들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 Vidcon은 처음부터 크리에이터에 의한 자발적인 행사였습니다. 창시자는 바로 John Green(77년생)과 Hank Green(80년생) 형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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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Vlogbrothers(youtube.com/vlogbrothers)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통해 블로깅을 하던 이 형제들은 2010년 크레이이터들을 한 데 모아서 같이 즐기고, 배우고, 나누는 자리를 갖고자 이 Vidcon을 창시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Vidcon에서도 이들은 여러 차례 무대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했는데, 동생인 Hank Green이 크리에이터 트랙 기조연설에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누군가 자신에게 무슨 일을 하냐고 물으면) ‘I think about online videos for a living because that is what enables me to make online videos for a living.’ 의역하면, ‘어떻게 온라인 비디오가 잘 될까 고민하는 것이 제 직업입니다. 왜냐하면 더 고민하면 고민할 수록 제가 온라인 비디오 제작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거든요.’

1세대 크리에이터로서의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이 온라인 비디오 생태계를 더 풍성하게 키워야 한다는 숙명을 안고 태어난 사람 같았습니다. Vidcon은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두 형제에 의해 개최되었기에 뼛속까지 크리에이터를 위한 행사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미디어의 새 얼굴, 크리에이터

크리에이터 트랙의 기조 연설, 그리고 인더스트리 트랙의 기조 연설에서 유튜브는 동일한 화두를 던집니다. ‘Reinvention of Media’ — 미디어의 재창조(?) 쯤으로 번역하면 맞을까요? 물론 화두를 푸는 방식은 조금 달랐지만, 여기서는 크리에이터 트랙의 기조 연설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크리에이터가 미디어를 재창조하는 다섯 가지 방법:

    1. Truth / Authenticity (솔직함과 진정성으로 승부)
    2. Conversation (메시지 전달이 아닌 대화하려는 자세)
    3. Make Niche Mainstream (사소해 보이는 틈새 시장도 주류로 만들 수 있는 능력)
    4. Global experience (글로벌 마인드로 넓은 시장에 도전)
    5. Ingenuity & experimentation (독창성과 실험정신이 생명)

크리에이터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겠지만, 분명한 건 이들이 새로운 미디어 그 자체라는 점이고, 이들을 ‘Influencer’라고 칭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영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탑 크리에이터들은 그냥 운좋게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남들이 온라인 비디오라는 플랫폼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때부터 이미 엄청난 집요함을 보였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더 재밌는 영상을 만들고, 더 많은 팬을 만들겠다는 뚜렷한 목표 의식,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건강한 강박관념 (Hank Green은 이를 healthy obsession이라 표현)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지금의 크리에이터 세상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Vidcon — Industry Track 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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